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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어르신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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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0-03-06
- 조회수 197

최근 고독사가 증가하고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는 언론보도가 빗발치고 있다. 복지사업 담당자로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원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요즈음 거리에서 파지를 줍고 다니시는 어르신이 계신데 매우 딱해 보입니다. 주민센터에서 복지대상자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른 시간에 출근하여 해당 어르신과 상담했다. 하지만 그 어르신은 일정한 소득과 재산이 충분히 있어 복지대상자로 해당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을 하시느냐고 여쭤보니 할 일이 없어 외롭고 심심해서 그냥 소일거리로 파지를 줍는다고 말씀하셨다.
옆 직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모 단체 회장님의 모친도 혼자 사시면서 할 일이 없어 파지를 줍는다고 했다. 딸인 회장님이 이 사실을 알고 어머니에게 “남들이 볼까 부끄럽다.”며 제발 이런 것 좀 그만두라고 만류했지만 지금도 계속하신다고 했다.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생활비에 보태고자 파지를 줍는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혼자 사는 노인들이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잊기 위해 소일거리로 파지를 줍는다는 것은 나에게는 하나의 충격이었다.
보통 어르신들이 벤치나 공원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경로당에서 소액으로 화투를 치거나, 담소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다. 젊었을 때에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 노후 준비도 하지 못했다.
평소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파지를 줍거나 경로당에서 제한된 여가활동으로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지켜보면서, 어르신들의 삶에 대한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해 보고 싶다.
첫째, 어르신들이 일상 대부분을 보내는 경로당의 기능 활성화를 위해 체계적인 프로그램 의무화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업적 목적으로 업체가 찾아와 물건을 팔기 위해 일회성 흥미위주의 공연을 하거나, 공공기관에서 찾아와 홍보차원에서 단순하고 단발적인 프로그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복지대상 어르신들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들 어르신들 대부분은 외출이 거의 없고,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로인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나 고독사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어르신들을 위해 문화혜택의 폭을 넓히는 ‘복지 관광 시책’을 펼쳐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셋째, 고독사나 우울증 자살위험이 높은 은둔형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안부확인과 같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분들이 자발적으로 이웃이나 친구들과 활발한 사회관계를 맺고 의지할 수 있도록 돕는 ‘친구 만들기 사업’이 필요하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직 가족과 국가를 위해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남은 여생을 보다 행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출처: 복지로(https://www.bokjiro.go.kr)